#로맨스판타지? #서간체 #관찰자여주
에이미의 우울 | nigudal
평점
★★★★☆ 3.5/5.0
적당한 고구마와 함께 서간체의 매력을 느껴보자
줄거리
집안에선 객식구 취급, 집밖에선 이물질 취급.
그저 험프리 가문과 상관없는 평안한 삶을 살고 싶은 에이미와 그녀의 소꿉친구 레슬리가 주고받는 편지 이야기.
리뷰 (※스포일러 포함)
일단 서간체 소설! 너무너무 좋다!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ㅜㅜ 편지 자체가 요즘은 잘 쓰지 않으니 그것 자체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이기도 한데, 편지의 작성자가 저마다 서술자가 되기 때문에 혼란없이 여러 사람의 시각에서 사건을 볼 수 있는 것도 좋고 편지를 쓴 사람이 일부러 싣지 않은 생략한 내용들 추측하는게 특히 재밌음...
에이미는 어머니의 재혼으로 귀족 사회에 합류하게 됨. 책 소개에서 악녀 시점이라고 쓰여있는데, 작품 내에서 귀족 사회 구성원들이 에이미를 그쯤으로 취급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음. 평범한 로판에서 왜, 주인공은 귀족 가문의 명망있는 아가씨인데 아버지의 재혼으로 굴러들어온 새언니가 뭣도 모르면서 여주에게 질투하고 구박하고... 그런 이미지?
하지만 에이미는 그냥 돈이 있으니 적당히 사치하고,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으니 적당히 어울리고 지긋지긋한 새아버지네 가문과는 상관없는 삶이 살고 싶은 조금 우울한 소녀일 뿐임. 근데 에이미가 있는 집안 꼬라지가... 우울해지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 편지에선 나름대로 그 생활속에서도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티는 안나지만, 결혼한지 12년이 지났는데도 여주 엄마를 무시하는 사용인들부터 여주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금방이라도 못된짓을 할 것처럼 사사건건 트집잡는 식구들... 집안에 여주 편이라곤 엄마밖에 없는데 12년째(이하생략).
그런 에이미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등장하는 레슬리는 그런 에이미를 왜곡된 이미지로 보지 않는 드문 사람이자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임. 에이미가 스스로도 알고있듯 그렇게 세심하고 생각이 깊진 않기 때문에 어디서 잘못될까봐 조언은 아끼지 않지만 따르라고 강요하진 않고, 때론 에이미가 굳이 언급하지 않은 부상이나 안 좋은 일들을 알아차릴 정도로 친구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기도 한다. 좋은 아이임. 근데 둘이 연애는 안함. 개인적으로 둘이 연애 하는것도 좋지만 그냥 평생 친구 먹고 서로 의지나 되어주었으면 좋겠다...ㅋㅋ
아무튼 저런 상황이지만 에이미가 무던한 성격이기도 하고, 앞에서 말한대로 저 속에서도 나름 즐길 거리를 찾아 지내고 있기 때문에 작품 분위기가 우울하지는 않다. 다만 사랑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 를 외치는 정통 로판의 주인공들이 평범한 조연에게 얼마나 유해한지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뿐이다. 하는 짓이 정말 꽃밭에 사는 애들같고, 걔네 중심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주변 시다바리들도 정말 물리적으로 찢어버리고 싶어진다...
적당한 고구마와 사이다와 함께 서간체의 매력 느껴보고 싶으면 한번 시도해 보면 좋을것 같다. 정말로 로맨스 없으니까 로맨스는 기대하지 말고...ㅎㅎ(그치만 로맨스 없이도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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