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판타지 #게임빙의물 #재회물 #조연빙의
그 오토메 게임의 배드엔딩 | 금눈새
평점
★★★★★ 4.7/5.0
오필에밀이 찐이고요, 카시오가... 이 바보같은 자식아
주인공 키워드
주인공 : 에밀리아 클레
#상처녀 #무심녀 #하지만_오필리아에겐_다정하겠지
줄거리
오로지 게임의 여주인공 오필리아를 위해 존재하는 오필리아가 사랑하지 않는 세상에서,
그녀를 질투하다 언젠가 쫓겨나게 될 악역으로 환생한 에밀리아가
그녀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으면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리뷰(※스포일러 포함)
로판 보기 시작한 초반에 연재중이었는데 같은 시기에 연재 시작한 다른 소설에 비해 완결이 늦은 만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퀄리티 꽉꽉 채워쓰신 정말 좋았던 소설. 얼마전엔 특별 외전이 26화로 완결났는데 오필리아와 에밀리아의 어린 시절/오필리아 사후 원작세계로 간 에밀리아/만약 오필리아가 살아남는다면 이렇게 세가지 스토리였고, 모두 너무너무 좋았으니 그오배 본편 보셨다면 외전도 봐주시면 좋겠다.
일단 그오배는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이 정말 예쁘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너무랑 정말 빼면 표현을 못하는 어휘력 딸리는 사람이라 보면서 와... 어떻게 마음을 이렇게 표현하지? 하면서 봤다. 감정 표현이 섬세한 소설이 으레 그렇듯 늘어진다, 반복된다. 하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연재분 챙겨볼 때보다 몰아보거나 단행본으로 보니 그런건 훨씬 덜하더라.(세번 다시 봤다는 소리)
오필리아와 에밀리아는... '진짜'다.
소설 내용 얘기를 해보자면 이렇다. 주인공은 오필리아라는 필연적으로 사망하는 시한부 여자주인공이 나오는 오토메 게임에, 그녀와 이후 그녀의 빈자리를 대신할 엘로디라는 여성을 질투해 악행을 일삼다 쫓겨나거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악역인 에밀리아로 환생했다.
처음에 이 세계의 진실(오토메 게임 속이라는)을 알았을 땐 당장은 갈 수 있는 곳이 없으니 적당히 있다가 오필리아를 질투하거나 하진 말고 깨끗하게 먼저 가문을 떠나려고 했지만, 오필리아의 말동무로 지내는 사이 마음을 열게 되어서 그녀의 유일한 친구가 된다. 줄거리에서 썼듯이 모든 것의 시작이 여기에 있다. 여주인공을 질투하는 악역이 여주인공의 유일한 친구가 되는 단 하나의 세계, 그래서 세상을 조금도 사랑하지 않던 여주인공이 유일하게 사랑하는 것이 생기는 유일한 세계.
그오배 속 세상은 세상을 증오하는 여신과 그 여신의 추종자들로 인해 멸망길을 걷게 되는데, 바로 저 유일한 가능성으로 인해 여신의 그릇인 오필리아는 멸망을 막을 방파제가 되어준다. 본인이야 죽고 없을 세상 크게 관심도 없었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친구가 살아갈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지켜주고 싶었던 것. 나... 너무 과몰입 오타쿠같나?ㅜㅜ 근데 정말로 이 소설은 사랑이 세상을 구했다. 나는... 난... 어떤 남주 후보도 오필리아만큼은 에밀리아를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에밀리아도 오필리아를 정말로 사랑한다. 가만보면 낳아준 부모보다도 오필리아를 아꼈던 것 같다. 후작가에서 지내는 동안 분명 레어티스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음에도, 오필리아가 없는 후작가는 저에게 의미가 없다고 돌아서 나올만큼. 오필리아가 죽어달라면 함께 죽어줬을 만큼. 오필리아가 없는 세상엔 더이상 발 붙일 곳이 없다고 느낄 만큼.
그오배는 사실 멸망을 막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에밀리아가 가장 사랑하던 것을 잃은 세상에서 다시 비어버린 마음을 채우고 단단하게 세상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게 되는 과정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과정조차 오필리아가 안배한 것이라는게... 나를 돌아버리게 한다...(과몰입)
저리 말했지만 남주도 존재합니다.
위엔 에밀리아 하나의 이름만 썼지만 에밀리아의 남자는 후보가 셋이나 있다. 에밀리아의 표현에 따르면 하나는 양파, 하나는 싹난 양파, 하나는 썩은 양파인데 에밀리아는 그냥 양파를 택했다. 내가 봐도 걔가 제일 낫다. 내 최애는 싹난 양파이다. ...ㅎ...ㅠ
여주인공의 선택을 받기 위해 남주가 갖춰야 할 소양은 뭐가 있을까? 그건 시대에 따라 작품이나 여주 특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공통적인게 있다면 '얼마만큼 여주인공을 사랑하는가' 일 것이다. 이 소설의 남주 후보들이 에밀리아를 얼마나 사랑하는가. 솔직히 말하면 승부는 이미 여기서 갈렸다고 생각한다.
레어티스는 나 자신의 의지를 꺾어도 에밀리아가 바라는 것을 이루어주고 등을 밀어주고 싶을만큼 에밀리아를 사랑한다.
카시오는 에밀리아를 사랑한다. 하지만 나 자신을 포기하지는 못한다. 에밀리아가 무엇을 희생해도 나의 곁에 있길 바란다.
에드먼드는 자신이 무엇을 사랑하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아마 죽는 그 순간까지 자기 마음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을거다.
레어티스의 애정은 에밀리아가 후작가에 있을적부터 시작되어 있었고, 한 순간도 자기 마음을 직시하지 않거나 에밀리아에게 거짓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빛이난다. 내 최애이자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던 카시오와는 정반대이다. 카시오는 에밀리아가 오필리아의 곁에 있을땐 자각조차 못했고(오필리아 : 머저리) 자기 마음을 언뜻 눈치 챈 후에도 지레 겁먹고 자기 마음은 덮어놓고 모른척하고 그럼에도 에밀리아를 곁에 두고싶어서 가벼운 말로 기만한다. 캐릭터성이 너무 좋아서 구질구질하게 구는거지 솔직히 이 시점에서 카시오는 완패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놈이기에 차여서 서사가 완성되고 더 맛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카시오 브라만더프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세상을 유리알 같은 눈으로 오시하던 오만하고 잘난 남자가 덜컥 겁을 먹을만큼 사랑에 빠져서 결국 세상이 무너지더라도 당신 곁에 있을테니 제발 내 곁에 있어달라고 무릎을 꿇는게... 저세상존맛이기 때문이다. 나는 여태 이렇게 맛있는 쓰레기를 본 적이 없는데...
세상에 무서울게 없어보이던 남자가, 다른 사람을 체스말 삼고 세상을 체스판 삼아 마치 신이라도 된 듯 내려다보며 조롱하던 남자가, 자기 뜻대로 되지않는 체스말 하나때문에. 더 이상 체스말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느껴져서 지레 겁을 먹고 당신은 아직 나에게 체스말이며 나는 아무렇지 않다고 덮어놓고 외면하다가, 결국 체스판 위로 끌어내려져선 뒤늦게 애걸복걸... 카시오는 참 재수가 없지만 딱 그만큼 끌어내리는 맛이 있는 남자였다.
거기에 이놈이 에밀리아랑 함께 있으면 티키타카와 긴장감이 너무 좋다... 이놈이 또 참 여우새끼마냥 유들유들하고 말주변이 좋은데, 에밀리아랑 대화할 때 보면 한편의 희극 같이 군다. 거기에 에밀리아도 적당히 세게 나가도 미안할것 없는 인성의 소유자다보니 한마디도 지지 않고... 카시오가 에밀리아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기전 한참 남주가 레어티스가 될지 카시오가 될지 의견이 분분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시절이 그리워지곤 하는 것이다... 에밀리아의 선택을 이해하고 레어티스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꾸만 구질구질하게 매달려서 금눈새님... 주무세요? 하면서...ㅜㅜ
그러나 잔인한 작가님은 외전에서 카시오의 어린시절/원작 세계의 카시오/if 세계의 카시오 이렇게 세가지 상황을 모두 보여주며 '왜 카시오 브라만더프는 안되는가'를 아직 앓고있는 독자들에게 주입해 주시는 것 같더라. 아니 저도 압니다... 아는데... 그 많은 배드엔딩 속 딱하나 에밀리아가 오필리아에게 손내미는 세계도 있었는데 카시오가 에밀리아에게 조금 빨리 마음 전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세계를 지키고 싶어할만큼만 건실한 세계도 있지 않을까요? 없다고요? 오케이 바이...
이게... 본지 좀 시간이 한참 지나야 적당한 선에서 쓰고 말 수가 있는데, 지금 외전 본지 얼마 안되어서... 아직도 과몰입 중이고... 사실 한동안 안 나을것 같다. 아무튼 좀 감정묘사 진하고 적당히 무거운 로판 보고싶을때... 그오배, 그 오토메 게임의 배드엔딩 꼭 봐주면 좋겠습니다. 전국의 자매님들, 형제님들...
+)24년 추가
와! 설마 특별 외전을 주실줄은 몰랐는데! 그것도 카시오 팬들의 찢어진 마음에 연고를 발라주실줄은 몰랐는데! 재밌더라고요. 일단 베스가 너무너무 사랑스러웠고요(중요) 인스타 인플루언서 엘로디ㅋㅋㅋ가 너무 웃겼어요(중요22) 카시에밀은 하이틴 같았고, 아무래도 유혈이 덜 낭자한 현대 배경이라 그런가 에드먼드의 재발견도 할 수 있었어요. 레어티스는……ㅠㅋㅋㅋ 로판남주. 인거죠. 현대물 하이틴으로 오니까 감정선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읽기 부담스럽더라고요. 오히려 본편이 더 매력이 살았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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