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 영혼에 새기고 갈 것 / 4개 : 취향이거나 재밌음 / 3개 : 괜찮게 읽었음 / 2개 : 취향아님

로맨스/♥♥♥♥♥

[로판/037]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장르소설 보는 폼폼 2021. 11. 29. 11:24

#로맨스판타지 #선결혼후연애 #후회물 #재회물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 이보라

 

평점

 

★★★★★ 4.8/5.0

전국의 후회남은 윈터 블루밍을 보고 배울 것

 

주인공 키워드

 

여주 : 바이올렛 로렌스

#왕족 #상처녀 #다정녀

 

남주 : 윈터 블루밍

#무심남>후회남 #까칠남 #자낮남

 

줄거리

 

왕실의 빚을 갚기 위해 부유하지만 사생아인 윈터 블루밍과 결혼하게 된 공주 바이올렛.

정략결혼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잘생기고 강인한 인상의 윈터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결혼 생활은 바이올렛이 기대한 것과 달리 순탄치 않은데...

(나는 줄거리를 스포없이 뻔하지 않고 재밌게 쓰는 법을 정말 모르겠다)

 

리뷰 (※스포일러 포함)

 

말이 필요없는 작품... 후회물중 가장 찝찝하지 않았고, 가장 여주와 남주를 모두 아끼게 했던, 로판 입문자들에게 추천하고 다니는 그런 작품... 빨리 타플랫폼 단행본 출시하라고 출판사 멱살잡고 흔들기...

 

당이돕은 기깔나는 후회물이다.

 

후회물에서 내가 남주에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얼마나 구르느냐가 아니라 자기 잘못을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있고, 고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 이다. 하지만 출간작들을 보면 정말 많은 후회남주, 재회물이 있지만 여주에게 한 잘못을 후회하기 보단 여주가 떠난 사실을 후회하는 남주가 더 많다. 얼핏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둘은 정말 다르다.

잘못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면 내 행동을 고치고 내가 달라졌단 사실을 어필해서 여주가 잠시라도 곁에 머물길 바라지만, 여주가 떠난 것을 후회한다면 재회 후 어거지로 여주를 옆에 끌어다 놓고 네가 떠나서 내가 이렇게 힘들었다는 사실을 어필한다.

 

원치 않음에도 알게되는 타인의 마이너스 감정은 폭력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폭력에 노출된 여주는 죄책감을 안게되고 원망을 뒤로하고 남주를 용서하게 된다. 심한 경우 자해공갈도 해서 진짜... 이쯤오면 여주말고 정신과의사를 찾아줬으면 좋겠다 싶은데, 그걸 집착후회로맨스, 절절한 감정선 이런걸로 포장하니 미치고 팔짝뛸 노릇이다 솔직히.

 

윈터는 다시 만난 후 늘 바이올렛의 말에 귀기울이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려 노력한다. 오은영 선생님이 봐도 박수쳐줄 수 있을것 같다. 그런 반면 바이올렛이 없어서 힘들어했던 사실은 거의 숨기려고 한다. 스포일러 할때까지 열심히 숨겨서, 바이올렛은 어렴풋이 눈치는 채지만 의심만 할 뿐 확신하지 못할 정도로 숨긴다. 이정도면... 주접 조금 보태서 후회남의 교과서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거기에 잘못했던 것도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이라 연재당시 작품 보는 사람들도 중반부부턴 더굴러라! 못된놈! 이게 아니고 작가님 우리가 잘못했으니 윈서방이랑 우리 딸램 행복하게 해주세요ㅜㅜ 했었던것 같다. 무지도 죄가 될 수 있다지만, 솔직히 이정도로 후회하면서 아내를 이해하고 건강하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려고 하면 사면해줘야 한다...(윈터야 돈은 많으니 건강길만 걸어...)

 

누구 한사람만이 옳은게 아니라 서로를 닮아가는 부부

 

여태 읽은 로판중 최애 남캐가 카시오 브라만더프라면 최애 여주는 바이올렛 로렌스일만큼... 너무너무 좋아했다. 바이올렛은 행동하나 말투하나로 품위있는 보수적임이라는게 어떤건지 보여준다. 귀하게 자랐지만 오만함은 없고, 지켜야할 품위와 자신을 왕족으로 있게한 사람들의 예의만이 존재한다. 또, 비록 어머니와 어머니의 아들은 다소 노답이지만 다정한 사람들과 자라 다른 이들을 적절한 방식으로 사랑하는 법을 안다.

 

하지만 바이올렛이란 인물이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누구든 어떤 신분이든 차별없이 예의를 지키고 쉽게 사람을 상처입히지 않는 다정한 성품이라는 장점만큼이나(주접한바가지) 두드러지는게 바로 융통성 문제이다.

 

어떤 사람들은 바이올렛이 경제감각이 없다는 점을 곧잘 지적하는데, 솔직히 집에 와서 따뜻한 말한마디 없는데 돈만 쏟아붓는다고 애정을 느끼면 너무 자본주의에 절어있는게 아닐까? 돈 많은 집 삐뚤어진 자식이 대체 왜 나오겠냔 말이다... 더군다나 바이올렛은 중간에서 농간을 부리는 시댁 식구들 때문에 윈터블루밍이 보여주는 돈맛도 제대로 못봤다! 대체 왜 제대로 말도 안한 남편의 애정을 알아서 유추해야한단 말인가? 남편이 그렇게나 돈을 쓰고 신경을 써주는데 철없이 군다는 소리가 나오는지 같은걸 봐도 감상은 늘 다른 법이지만 진짜 이건 충격적이더라.(과몰입 맞음)

 

바이올렛은... 고지식하다. 그래서 더더욱 윈터와 입장차이를 잘 좁히지 못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그토록 오랜 시간을 돌아가야했다. 겉으로 보이는 태도가 강압적이기 때문에 윈터가 더 잘못을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이 부부는 고지식하고 자신이 알고 느껴온 것이 진실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올렛과 그렇게 살아왔고 배워왔기에 자신의 방식이 틀릴 수 있다는걸 생각한적 없는 윈터가 서로의 생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험난한 시간을 겪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부가 후반부에 가면 윈터는 바이올렛의 인내심과 예의를, 바이올렛은 윈터의 대담함과 융통성을 닮는 식으로 서로 닮은 부분이 늘어나고, 늘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시간을 가지고... 표지만 봐도 잔머리가 삐져나온 바이올렛의 머리스타일과 한결 격식을 갖춘 복장이 된 윈터가 눈에 띄어서 정말 감동적이었다.(과몰입러)

 

 

중간중간 설정이 조금 무리수가 아닌가, 여기는 구멍 아닌가 싶은 부분도 없진 않았지만 인물들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보다보면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녔다.(※ 저는 설정구멍에 꽤 관대한 편입니다.) 후회물 좋아하시고 답답함뒤에 찾아오는 행복 좋아하시면 부디 꼭 당이돕을 봐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