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 영혼에 새기고 갈 것 / 4개 : 취향이거나 재밌음 / 3개 : 괜찮게 읽었음 / 2개 : 취향아님

로맨스/♥♥♥♡♡

[로판/094] 아가씨와 말동무와 비밀

장르소설 보는 폼폼 2022. 7. 19. 11:05

#로맨스판타지

 

 


 

아가씨와 말동무와 비밀 | 박희

 

평점

 

★★★☆☆ 3.0/5.0

글은 재미있었는데, 이런 로맨스?가 취향이 아니다...

 

줄거리

 

전쟁 후, 모두가 궁핍하고 어려운 시절. 마리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번듯한 귀족저택 아가씨의 말동무로 불려간다.

문제는 아가씨의 성격이 너무 더럽다. 처음엔 욕, 그다음엔 똥개훈련, 쏟아지는 모욕, 모욕, 모욕... 하지만 그만두기에는 저택에서 받을 수 있는 대가가 너무도 달콤했는데...

 

리뷰

 

1. 신분제도는 사회악이다.

소설이 비교적 현실적인 신분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주인공이 남주를 비롯한 귀족 사회 일원들에게 심각한 학대(단순한 기합주기부터 시작해서 사냥감삼아 사냥하기까지)를 당하고 그로 인해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는 과정이 정말 자세히 나온다.

 

다른 귀족들은 단순히 유희거리 삼아 학대를 일삼았고, 남주는 일단 정신적인 문제도 있고 여주가 남장을 하고 있는데 연정을 품게 되니까 그 감정을 부정하기 위해 여주를 내몰았다고 하는데... 내가 볼땐 남주도 애를 인간으로 안보니까 그런 짓도 한거라고 생각한다. 남주가 주인공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나서는 그런짓 하지도 못하고 후회끝에 정병만 깊어졌고ㅎㅎ...

 

아무튼 요즘 로판들... 현실에서 평소 먹고 사는게 힘들어서인지 특히 상류층 여주의 삶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보니 '진짜 귀족'이니 로열 블러드에 환상을 품은 댓글을 참 많이 보게 되는데, 신분제도는 사람을 같은 사람으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악이고 쓰레기같은 제도라는걸 정말 머릿속에 넣어둬야 한다...

 

2. 사람에게서 구원을 찾지 말아라. 그리고 누가 떠나갈까봐 불안해서 자해를 할 지경이면 사랑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하다.

근데 문제는 이 소설이 중세정도의 배경으로 쓰여져서... 정신과 치료? 두개골 열어보지나 않으면 다행인 시대인 점이 여주의 불행이고 남주의 행운?이었다. 시대물이니 그렇구나 어휴... 하고 봤지 현대물이었음 책 덮고 제발 이런걸 로맨스로 쓰지 말라고 리뷰 남겼을 것 같음.

 

나는 진짜로 이런 누군가가 떠날까봐 두렵다고 덜덜떨며 자해행위를 하고, 사람을 구원삼아 불안정한 정신을 사랑으로 포장하는 그런 류를 정말 별로 안좋아해서... 소설 살 당시엔 그런 부분(자해)에 대한 경고문구도 없었고 리뷰도 호평일색이라 모르고 샀는데 읽고 머리 싸맸음. 현실에서도 건강하지 못한 인간상은 9시 뉴스를 통해 충분히 볼 수 있으니 가상에선 건강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3. 여주도 사랑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가장 불안정한건 물론 남주이지만 여주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다. 남주가 원인이 되어 목숨이 위협받을 정도의 학대를 당했는데 그런 대상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걸까? 사랑한다면 그게 자기보다 절대적 우위에 있는 남자가 자기때문에 죽고 산다는 데서 오는 우월감때문은 아닐까? 남주가 그정도로 주인공을 사랑한다면 평민인 여주가 이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혼처이기 때문에 현실에 타협한 것은 아닐까?

 

아마도 복합적인 감정이겠지만... 주인공이 상당히 영리하고 현실적인 성정이고 도련님이 나를 좋아한다고, 나도 그런 치욕을 준 당신을 좋아하게 된다면 아무리 나라도 자존심이 상하고 구역질이 난다고 말했던 대사에 공감해서 더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다...